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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진:종의 기원을 통해 보는 사이코패스, 선청적 악이란 무엇인가 ◎


TV나 매체를 통해 혹은 영화 어딘가쯤에서 이제는 흔하게 우리가 목격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사이코패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연.쇄,살;인이라던가 엽기적인 살,인이 나타나게 되면 그 범인은 거의 사이코패스에 해당되어 우리를 많이 놀래키고는 합니다. 

과연 사이코패스는 어떤 것일까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정말 이들은 우리 사회에 아무렇지않게 악을 행하고 아무 감정도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그런 엽기적인 행동들을 행하는 것인지 말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이코패스는 그러하다고 합니다. 평소에는 정말 너무나 멀쩡하게 보통의 사람이지만 사이코패스는 사실 누구에게도 감정적 공감을 못하며 이러한 질병은 내부에 늘 잠재하고 있다가 범행을 통해 밖으로 드러나게 된다고 합니다. 사실 우리에게 사이코패스라는 단어가 익숙해진 것은 얼마되지 않았지만 이러한 반사회적 인격장애에 대한 보고는 1920년대부터 있어왔다고 합니다.


1920년대 독일의 쿠르트슈나이더라는자가 반사회적 인격장애증을 앓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이러한 개념에 대해 처음 국제적으로 소개를 했다고 합니다. 이들의 정신질병은 평소에는 너무나 평범하고 완벽하게 잠재되어 있다가 범행을 통해서만 밖으로 드러나게 되며 그렇기때문에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알아차리기도 너무나 힘들다고 합니다.

이 사이코패스들을 연구해 본 결과 이들은 감정을 지배하는 전두엽 기능이 일반인의 15%밖에 되지 않아 다른사람들의 고통에 무감각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낄수가 없다고 합니다. 공격적인 성향을 억제하는 분미물로 알려진 세로토닌이 부족하여 사소한 일에도 강한 공격적 성향을 드러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왜 이같은 사이코패스가 나타나는가에 집중해본다면 이것은 유전적,생물학적 요인+ 사회환경적 요인과 맞물려 나타난다고 봐야 하는 전인격적 병리현상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가장 큰 오해 중 하나가 이러한 사이코패스가 반드시 사람을 죽이는 길을 가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회적 환경에 잘 적응한 사이코패스의 경우 양심의 가책을 느껴서가 아닌 그것이 대부분의 정해진 규칙이라는 것에 입각해 범행을 하지 않고 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또는 사람을 속이는 일로 그 범행을 대신하는 경우가 더 많아 사이코패스 중에는 오히려 사기꾼이 더 많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합니다.

평소 정유진 작가의 책을 즐겨보고는 하는데 오늘은 작가님의 책 중 사이코패스에 관한 3부작 중 가장 완성도 높고 가장 매력적이라 말할 수 있는 [종의 기원] 을 통해 사이코패스에 대해 한번 고찰해 볼까 합니다.


7년의 밤/28 도 뛰어난 작품이었지만 정유진 작가의 종의 기원은 무엇인가 통념적인 장르를 뛰어넘는 매력이 넘치는 작품이라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종의 기원] 의 대략적인 줄거리를 살펴본다면 주인공인 한유진이란 인물이 어머니가 죽은 것을 자신의 집 거실에서 발견하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잔인하게 살.해 당한 것이 분명하지만 절대 자신은 아닐거라 스스로 생각하는 한유진에 대입하다보면 그가 사이코패스일거라는 지레짐작에도 불구하고 나도 모르게 그래 그가 아닐수도 있어. 설마, 어머니를.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는 사실 이러한 감정이입 혹은 글속의 주인공의 생각과 동화 될 수 있는 것들이 작가의 진정한 필력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그러한 점에서 정유진 작가님은 참 뛰어난 작가가 아닐까라고 감히 생각해봅니다.

한유진은 사실 26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간질병이 있다는 어머니와 이모의 얘기에 의해 매일매일 약을 먹으며 살아왔습니다. 어렸을때부터 배웠던 수영에 유일하게 흥미가 있던 한유진을 수영으로 달래기도 하고 협박하기도 하며 키워왔던 어머니는 사실 정신과 의사인 자신의 자매 즉, 한유진의 이모덕분에 한유진이 사이코패스라는 사실을 어릴때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간질병 약이라고 속여 여태껏 그 약을 먹이며 한유진을 그저 잠재된 사이코 패스로만 키울 수 있었던 것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인생사 뜻대로 안되듯이 한유진은 어머니 몰래 약을 며칠동안 먹지 않았고 곧 그로 인해 자신의 병이 발병하여 어머니를 살,해 했으며 또한 바로 그날 동네에서 만난 마음에 들지 않는 아니, 자신을 귀찮게 한 한 여성을 살.해 하기까지 이릅니다. 순식간에 사람을 그렇게 많이 죽였지만 아무런 거리낌 없이 아무런 죄책감없이 일을 저지르고 더더욱 어머니의 예전 일기장을 보고 자신이 왜 약을 먹었었는지 알게되면서 이모까지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사실 한유진은 아주 어릴적 그의 친형을 절벽으로 밀어 목숨을 잃게 했던 전력도 있었습니다. 참 기가막힐 노릇이지만 그는 그저 감정을 느낄 수 없고 아무런 죄책감도 속박감도 없는 그저 사이코패스일 뿐입니다. 그에게 참회를 더이상의 살생을 멈추라는 말조차 안나오게 됩니다.


그는 그 후 집으로 찾아온 자신의 의붓형제에게 이 모든 범죄를 들기고 자수를 하겠다고 약속하지만 이 모든 죄목을 의붓형에게 뒤집어 씌우고 자신은 유유히 이 모든 것들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참 기가막히고 코가 막히는 소설이지만 이 모든 것들이 책장을 넘기는 것을 멈추지 못하게 합니다. 스릴러와 추리를 넘나드는 글들은 곳곳의 여운과 함께 불쾌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합니다.


그것은 아마도 악의 3부작이니만큼 지난 전작과는 비교할 수 없는 최절정의 불쾌감 혹은 비호감으로 다가올지도 모를 결말이지만 그럼에도 우리 사회속에 이러한 사이코패스는 숨어들어 살아가고 있다는 작가의 날카로운 생각만은 잘 전달된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이코패스가 살.인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본능적으로 폭발하는 그 폭력성과 잔인성에 기이한다고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자신을 귀찮게 하는 것들이 싫기때문이라고 합니다. 마치 우리가 우리 귀를 맴돌며 윙위 거리는 파리가 아무런 위해를 가하지 않아도 파리채로 잡는 것처럼 그들 역시 우리 존재를 파리정도로 여기며 귀찮게 구는 순간 아무런 죄책감 없이 없애버리기로 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가족이란 개념은 있지만 가족에게 정은 없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종의 기원] 의 한유진은 너무나 쉽게 가족에게조차 자신의 본성을 폭발하고 만것이기도 합니다. 

솔직히 이 모든 것은 소설이며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싶고 믿는 것이 속편하지만 그럼에도 가끔씩 뉴스에 흘러나오는 소식들을 접하면 등에 소름이 돋고 오싹해지고는 합니다.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가끔 끔찍하고 무섭습니다. 최상위 포식자가 사람이라고 하지만 그보다 더 우위에 있는 듯한 사이코패스들은 정말 사람이라서 더 위태롭고 더 위기감을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행복을 꿈꾸고 슬픔에 공감하며 다치면 아픈 것을 아는 사람이 위대해 보입니다. 그렇기에 이런 소설들이 나타나면 놀라우면서도 눈을 못 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상 종의 기원을 통해 본 사이코패스 고찰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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