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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 델루나로 살펴보는 마고신 존재,뜻,설화 ◎ 

얼마 전 종영한 호텔 델루나를 보면서 우리네 인생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갖게 됬었습니다. 호텔 델루나는 <쾌걸춘향>,<마이걸>,<환상의커플>,<미남이시네요>,<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최고의 사랑>,<주군의 태양>,<맨도롱 또똣>,<화유기>로 이미 그 존재를 입증한 홍미란,홍정은 작가의 작품입니다. 외담이기는 하나 홍자매의 극본들을 살펴보면 언제나 여자주인공의 비중이 참 큰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작품들을 보면 여자 주인공들의 내면과 갈등을 참 잘 풀어내고 있지 않나싶고 그래서인지 판타지적인 요소에도 불구하고 그 특유의 부드럽고 섬세한 감정들이 짙은 감수성으로 풀어내지면서 어찌보면 담담하게 인생사를 개연성있게 담아내고 있지 않나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바입니다.

호텔 델루나

그래서인지 사실 홍자매의 극본들을 살펴보면 쾌걸춘향의 한채영,마이걸의 이다해,환상의 커플에 한예슬,미남이시네요 에 박신혜, 최고의 사랑에 공효진까지 많은 여배우들의 튼튼한 다리가 되어 주는 가교역할을 톡톡히 해내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어찌보면 이런 홍자매 극본의 화룡정점이라 할 수 있는 호텔 델루나, 오늘은 호텔 델루나의 대략적인 줄거리와 인물 소개 및 개인적으로 가장 큰 역할을 해냈다고 생각되는 마고신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호텔 델루나는 만월장이라는 1300년 전 부터 그 이름과 명맥을 유지해 오던 죽은 령이 저승에 가기 전 마지막 한을 풀거나 조금 쉬었다 갈 수 있는 장소입니다. 객잔 혹은 호텔로 그 명맥을 유지해 오기 위해서는 당연한 얘기로 호텔을 유지 관리 할 수 있는 주인 혹은 스텝들이 필요하기 나름일 것입니다. 홍자매 작가들은 이 곳을 그래서 장만월이라는 한조차 풀기를 거부한 오직 소멸만을 바라는 한 여인을 등장시키며 이 호텔 델루나를 탄생시키게 됩니다.

장만월

아주 아주 오래 전 바로 1300년이나 전에 어긋난 오해와 사랑에 상처받고 한 남자에게 배신당한 채 형제나 다름없는 한 남자와 가족이나 다름없던 동료들을 모두 잃고 자신의 손으로 자기가 사랑한 혹은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한 남자를 죽이며 장만월은 이 죽은자들이 쉬어간다는 달의 객잔을 찾아 오게 됩니다. 세상 만물을 아우르고 사랑과 평화로 모든 것을 풀어내려 하는 마고신은 이 장만월의 한조차 풀수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달의 객잔에 장만월을 묶어두고 객잔의 주인으로서 영들을 모시게 합니다.

 

장만월은 언젠가는 자신을 배신했던 그 남자을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그 객잔에 묶인채 그렇게 1300년이 넘는 시간동안 영들의 한을 풀어주고 나름 그들에게 자비를 베풀어주며 객잔 주의 역할을 해내게 됩니다. 

 

그런데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객잔이던 혹은 호텔이던 당연히 사장이 있으면 스텝도 있어야 하기 나름입니다. 또 스텝이 있다면 그 스텝들을 진두지휘하는 해결사가 필요하기도 한 것이고요. 그래서 어느날부터인가 이 달의 객잔은 만월장이라는 이름과 호텔 델루나라는 이름으로 변화의 시기를 맞으며 당연한듯이 호텔 지배인도 등장하게 됩니다. 많은 지배인들이 이 호텔 델루나를 왔었고 그렇게 구찬성이라는 지배인 역시 호텔 델루나로 스며들게 됩니다.

구찬성

처음 귀안을 갖게 되면서부터 진저치를 치며 호텔 델루나의 지배인을 거부하던 하버드 생 구찬성은 그러나 어느덧 슬픈 과거를 지닌 장만월의 과거꿈을 꾸면서 장만월을 이해하고 연민의 정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서 소소하게 홍자매 작가가 풀어놓은 복선과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어지럽게 흩어져 있던 인연들이 점차 점차 그 뜻이 커지면서 장만월과 구찬성 주변으로 모여들게 됩니다. 그리고 하나 하나 씩 해결되어 가고 그 뜻을 알게되는 장만월과 구찬성의 인연은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에게 사실 그 무엇으로도 설명 할 수 없는 애잔함을 갖게 합니다. 

꽃은 지기 위해 핀다는 말처럼 장만월의 이미 피어난 구찬성에 대한 사랑도 장만월이 곧 저승으로 떠날 령이라는 것에서 오는 허무함과 슬픔은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그녀를 기어이 열심히 그 성격대로 곧이 곧대로 사랑하고 마는 구찬성의 모습때문에 개연성을 갖게 되고 맙니다. 헤어지는 슬픔보다 그 후 올 외로움보다 그 다음을 기약할 수 없다는 고독보다도 지금의 그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게 되는 둘의 모습에 당연하리만큼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수 있을 것같은 령과 인간의 모습은 언젠가 우리도 모두 떠나게 될 그 곳이 정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때문에 판타지 요소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는 그저 한 사람의 눈물과 웃음만이 보였던 듯 싶습니다.

등장인물 관계도

어쨌든 호텔 델루나는 어떻게 누구에게 무엇으로 남느냐에 따라 해피엔딩일수도 새드엔딩일수도 있는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죽음 그 너머의 의미를 두느냐 살아갈 현실에 그 의미를 두느냐에 따라 드라마일수도 현실 그 자체일수도 있지 않나 싶기때문입니다.

호텔 델루나를 보면서 12신으로 표현되었지만 극중에는 6명만 등장했던 마고신에 대해 궁금해졌습니다. 물론 서이숙씨가 너무나 열연하고 맛깔나게 풀어냈기에 가능한 마고신이 아니었나 싶긴 하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마고신이라는 설화속에만 등장하는 태고적 신에 대해 너무나 재미있게 풀어낸 홍자매에게 다시 한번 감탄한 그 마고신은 과연 누구인지 생소한 그 신에 대해 궁금해졌는데요.

마고는 사실 한국설화나 중국신화에도 등장하는 신으로 주로 우리주변 환경을 만들었다고 칭해지는 거인여신입니다. 우리 주변이라 함은 즉, 산이나 강 바다 등을 말하는 것으로 그 외에도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것을 만들어내고 관장하기도 하는 신이었다고 일컬어 지고 있습니다.

 

마고할매 마고할미라고도 불려지며 할머니 할매라는 말이 붙어 할머니 신인가 생각 될 수 있겠지만 세상을 만든 여신을 우리 설화에서는 아주 예전부터 대모신으로 불렀으며 이는 우리말 [한]과 생명의 뿌리를 뜻하는 [어머니]를 합친 말로 우리마 상식으로 생각하는 그 할머니의 뜻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러니 어쩌면 호텔델루나에서 나오는 마고신이 비록 겉은 할머니 모습이었지만 할머니가 아닌 처녀신 혹은 아주 젊고 예쁜 모습의 신일 수 도 있다는 말입니다. 어떤가요. 마고할매,마고할머니 혹은 마고신에 대해 조금은 궁금증이 풀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호텔 델루나를 보면서 그래도 아주 긴 영화를 한편 본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아이유씨의 너무나 과한 옷차림 및 잦은 의복변경에 사실 불만이 조금 있긴 했지만 그마져 장만월이라는 령의 한풀이 중 하나 취미 중 하나로 여긴다면 그래도 귀엽게 넘겨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실제 호텔 델루나 덕에 아이유씨가 입고 나온 옷들이 불티나게 팔린다고도 하네요. 아직 안본 분들이 있다면 한번정도 정주행으로 천천히 여유롭게 본다면 좋을 드라마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 다른 작품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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