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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베르테르의 슬픔을 통해 보는 베르테르 효과 ◎


요한 볼프강 폰 괴테라는 인물에 대해 들어본 적 있을까요. 설사 풀네임까지는 모르더라도 괴테 라는 이름 정도는 누구나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 중에서도 책 좀 읽어봤다 하는 분이라면 괴테의 [파우스트] 정도는 당연히 정독 해보셨을 겁니다. 사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독일문학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대작가로 그의 첫 작품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단박에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 한 천재 작가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이 시간에는 이러한 괴테의 젊은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요즘 10,11월이면 뭔가 모를 을씨년스러운 계절때문인지 자꾸만 발생되는 자,.살 사건을 한번 연관지어 통찰해 볼까 합니다.

젊은베르테르의 슬픔이란


젊은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책을 읽어보지 않았더라도 이 정도는 짐작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바로 괴테의 젊은베르테르의 슬픔의 주인공이 베르테르일 것이라는 것을. 그렇습니다. 젊은베르테르의 슬픔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바로 베르테르라는 인물입니다. 베르테르는 법학을 공부하고 있던 인물로 어머니의 유산을 정리하기 위해 고향에 돌아왔다 우연히 들른 파티에서 아름다운 여성 로테와 만나게 됩니다. 


젊은 남자가 미혼인 여성을 보고 반하게 되는 것은 인생의 당연한 수순이 아닌가 생각하는 것처럼 운명처럼 베르테르는 이 로테라는 여성에게 빠져들게 됩니다. 순수하고 상냥한 로테에게 하루하루 커가는 사랑을 느끼던 베르테르는 어느날 여행에서 로테의 약혼자 알베르트가 돌아오자 이미 약혼자가 있는 로테의 곁에 머무는 것에 괴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 임자있는 몸 나 싫다는 여자 떠나자 떠나! 베르테르는 새로운 근무처를 찾아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되지만 곧 도착한 로테와 알베르트의 결혼소식에 더욱더 괴롭고 우울해지고 맙니다. 다 잊어가는 줄 알았건만, 로테의 결혼소식을 듣자 갑자기 참을 수 없는 그리움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로테를 찾은 베르테르. 베르테르는 마지막으로 보려고 방문한 로테의 집에서 오시안의 시를 읽어달라는 로테의 요청에 시를 읽다가 그만 감정이 격해져 로테의 손을 잡고 로테의 이마에 키스를 하고 맙니다. 이미 유부녀인 로테는 착잡한 심정에 옆방으로 도망치듯 베르테르를 피해버리고 맙니다. 


다음 날 베르테르 역시 밤새 괴로워하다 착잡하고 우울한 심정으로 사람들에게 여행을 간다 말하고 알베르트에게 권총을 빌린 뒤 로테에게 마지막 편지를 쓰고 그날 밤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생전의 모습을 지닌 채 떠나고 싶다는 베르테르의 희망대로 베르테르는 황색조끼와 푸른 연미복과 장화를 신은 채 매장되게 됩니다. 

베르테르는 그를 수식하는 젊은 베르테르라는 말처럼 참으로 젊습니다. 젊기에 순수하고 젊기에 절박하고 젊기에 충동적이고 또한 젊기에 고통스러워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요즘 유부녀 유부남이 쉽게 남의 인연을 탐하고 자신의 가정을 부시고 서로 쉽게 등돌리는 과정을 겪는 것과 달리 베르테르는 자신의 전부였던 사랑이 더러워질수도 있다는 것에 자신의 사랑 자체가 인정받을 수 없다는 것에 젊기에 가능한 감수성과 고뇌를 안고 차라리 이대로 멈추겠다는 생각을 품고 맙니다. 


사실 누구나 생각이 다를수 있기에 어떤 선택을 하던 어떠한 삶은 살아가던 무조건 그 삶이 틀린 삶이라 말 할수는 없습니다. 먹고살기 힘든 세상이라지만 누군가에게는 사랑만 있어도 못먹어도 배부른 삶이 될 수 있는 것이고 이룰수 없는 사랑일지언정 짝사랑의 대상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상이 아름다울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젊은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책이 나왔을 때 그 시대 젊은 세대들은 충격을 받을지언정 이 책에 열광하며 이 책을 베스트 셀러 반열에 올려놓은 것일겁니다.


그렇다면 이 젊은베르테르의 슬픔을 통해 지금도 번져가고 있는 베르테르 효과는 과연 인정할만한 것일까요. 


베르테르 효과란 무엇인가


앞서 말한데로 젊은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작품이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면서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는 베르테르처럼 자신의 생을 마감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게 되었습니다. 즉, 유명하고 감명깊은 책, 혹은 대상을 보고 자신 역시 힘들 때 그 사람을 따라 같은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 유행하게 된 것입니다. 이 사건 이후부터 전문가들은 유명인이 죽거나 생을 마감할때 마다 그로 인해 같은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것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러한 경향의 시작을 찾게 되었고 그 시작점을 바로 이 책 [베르테르의 슬픔] 에서 보게 된 것입니다.

작년 2017년에도 많은 유명인들이 우리 곁을 떠나갔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스스로 생을 마감한 별도 있었습니다. 보통 이런 일이 생기게 되면 하나의 패턴이 생겨나게 됩니다. 1. 유명인의 자.살 -> 2. 유명인과 자신을 심리적으로 동일시하게 여김 -> 3. 반복적인 언론 보도에 의한 자극 -> 4. 모방 죽음 시도 순으로 하나의 패턴이 반복되게 됩니다. 이러한 증상을 두고 베르테르 효과의 파급,베르테르 증후군이라고 일컫게 된 것이기도 합니다. 


사실 살면서 힘들지 않은 분이 과연 있을까요. 내가 재벌이었다면 내가 연예인이었다면 적어도 먹고살 걱정만 안할 수 있다면 저 사람이 내것이었다면 내 삶이 비참하지 않았더라면 이라고 과연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인간의 평균수명이 점점 더 길어지고 있습니다. 100년도 못사는 인간이라는 말을 이제 함부로 쓸수 없을만큼 긴수명을 살게 된 우리가 어떻게 그 긴 인생을 살면서 한번쯤 좌절과 슬픔과 실패를 맛보지 않을 수 있을까요. 


괴테는 사실 친구인 케스트너의 약혼녀인 샤를로테 부프라는 여인을 짝사랑했고 이룰 수 없는 사랑에 괴로워하는 중 자신과 비슷한 상황이었던 한 친구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선택을 했다는 비보를 전해 듣고 그러한 체험을 바탕으로 [젊은베르테르의 슬픔] 이라는 작품을 썼습니다. 하지만 젊은 베르테르가 비통한 죽음을 선택한 것과는 달리 실제 괴테는 그 후로도 수많은 사랑을 해나갔습니다. 심지어 74세 무렵 괴테는 17세의 레베초프라는 여인에게 청혼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대단한 여성편력이라 비판한다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러한 괴테도 계속해서 삶을 살아갔기에 실패와 좌절속에서도 새로운 삶을 살아낸 것입니다.

이러한 괴테를 보며 한가지 확실히 느낀 것은 풍부한 감수성으로 인해 당장의 눈앞에 이룰 수 없어보이는 내 삶의 전부일 것 같은 태양에 절망한다 할지라도 결국 이 모든 것은 다 지나가리 라는 것입니다. 괴테가 그러했듯 베르테르 역시 조금만 더 스스로에게 뻔뻔했다면 조금 더 삶을 이성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더라면 아니면 이래저래 차라리 조금 더 이기적이었더라면 자기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이겨냈을 것이라는 겁니다. 


괴테는 그러한 삶을 베르테르에게 허락하지 않고 아웃시켰지만 만약 2018년 30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른 뒤인 현재에도 베르테르의 선택으로 영향을 받고 스스로를 아웃시키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다면 과연 이러한 작품을 쉽게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을까란 의문이 듭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탈고를 마쳤던 [파우스트] 가 지옥으로 가는 파우스트를 결국 구원해주었던 것처럼 지옥같은 현실을 욕하고 이해받지 못해 끝내 등돌리며 마지막 선택을 하는 이들에게 베르테르 효과, 베르테르 증후군이라는 굴레가 씌워질 것을 알았더라면 베르테르 역시 차라리 로테에게 구원받거나 다른 어떤 희망으로 인해 구원받을 수 있는 작품을 쓰지 않았을까라는 생각 역시 해봅니다.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읽은 책이었는데 이렇게 사회현상과 맞물려 한번 되돌아보니 역시나 또다른 씁쓸함이 느껴집니다. 모두들 현명하지는 않더라도 쉽게 가려는 길을 선택하지는 마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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