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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창궐로 보는 조선시대 좀비 원작이 있었구나?! ◎
제가 정말 제일 좋아하는 영화는 좀비가 나오는 영화랍니다. 좀비영화 그 특유의 좀비가 발생되게 되는 원인을 그리게 되는 초반 좀비 폭발 샷과 결국 누구던간에 좀비에게 초토화 된 국민들을 이끌거나 구해내주는 영웅스러운 1인자가 나타나는 시스템 적인 면을 대부분 똑같이 끌고 가는 좀비 영화는 정말 단순하고 생각없이 보기 좋으면서 오락적 요소와 감정적 공감을 이어가기 쉽기 때문입니다.
사실 상 꼭 누군가의 엄청난 욕심과 허황된 사상에 의해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게 되고 인류는 멸망 위기에 빠지지만 좀비에게 면역력이 있는 1인이 나타나게 되는 28시간 후,28일 후 같은 명작 중의 명작(좀비영화 중) 이 그러했고 초인적인 1인이 되어 이제는 판타직해져버린 주인공이기에 좀비와 싸워도 당당한 여성파워가 폭박하는 절정의 내용을 보여준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 역시 긴장감을 놓을수는 없지만 갈수록 좀비가 무섭기보다는 어떻게든 이겨낼거라는 주인공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며 어이없지만 어이없게도 보는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내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대 히트를 친 부산행은 용두사미라는 전형적 틀을 보여주듯 결국 어떻게도 할 수 없는 좀비로 묻힌 도시의 끝을 보여줘 약간 허무하기는 했지만 이 역시 좀비계의 레전드 영화로 꼽히는 새벽의 저주와 비슷한 결말의 행보를 보여 그나마 고개를 끄덕이게 하지 않았었나 싶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창궐] 은 약간 그 행보가 달랐지 않나 싶습니다. 일단 조선시대 야귀 라는 것이 결국 서양에서 들어온 병에 걸린 사람이 다른 사람을 물면 야귀로 변한다는 것은 기존 좀비 영화와 맥락이 비슷했지만 기득권자가 개벽을 위해 왕을 야귀로 만들고 영화의 절정을 치닫게 한다는 점에서는 기존 좀비영화와 조금 다른 행보를 걷지 않았나 싶습니다.
뭔가 정치적 싸움에 조선판 좀비를 이용하다니 이게 사람인가 미친건가 싶은 조선 최고의 권력자 김자준과 그런 그를 막을 생각은 없었지만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버린 청에서 오직 형수만을 데려가고자 온 왕자 이청의 시작 또한 뻔한 듯 뻔한 행보를 걸었음에도 김자준이 결국 좀비로 변했음에도 끝까지 권력을 추구하는 모습은 한편으로는 어떠한 영화의 메세지를 전달하고자 했나 라는 감독의 생각도 엿볼만한 것이었습니다.
사실 스토리자체에 연연할 영화가 아니라는 것은 이미 무수한 좀비영화를 본 장르적 매니아라면 다들 알 것입니다. 이러한 좀비 영화들은 그 구조상 기-승-전-결 뻔한 구조를 이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앞서도 말했듯이 좀비가 탄생하는 배경 - 그러한 좀비들에 의해 피해를 입거나 초토화되게 되는 죄없는 평범한 사람들 - 그리고 그과정에서 겪게 되는 갈등과 영웅의 탄생 - 그리고 좀비를 멸망시키고 세계를 구하는 1인 혹은 좀비와 함께 끝을 보게되는 1인 이라는 어떤 틀에 박힌 형식을 고수하며 해내가는 영화란 말입니다.
하지만 뭐 장르적 매니아임에도 사람마다 이제 뻔하다 전에 만든게 낫다 등등의 의견을 전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뭐 사람마다 이번 영화 창궐을 본 뒤 부산행의 조선판이다, 차라리 부산행이 낫다 라고 말할지도 모르니말입니다. 그럼에도 뻔한 얘기다, 결국 좀비였다 라는 말로 함축시키기에는 이 영화 창궐 조선판 좀비는 꽤 괜찮은 영화였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좀비영화 매니아들의 입맛을 완전히 다 충족시킬수 없었을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우리영화계의 부산행 다음으로의 행보를 보여준 듯 해 그러한 부분적 의미가 있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드는 영화였습니다. 사실 그럼에도 창궐을 보며 들었던 부정적인 생각을 굳이 밝히자면 현빈과 장돈건의 기용이었습니다.
너무 뻔할 영웅이 될 조선의 왕자 이청역의 현빈은 그 특유의 딕션과 음성때문인지 전의 작품이었던 역린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으리만큼 역할에 동화된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습니다. 그나마 액션연기를 할때는 좀 리얼했나 싶었지만 대사 하나하나가 붕 뜨는 느낌이었고 뺀질거리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초반 이청의 모습이나 그 과정에서 커나가는 모습조차 어색한 연기에 하나도 공감을 자아낼 수가 없었습니다. 연기잘하는 현빈씨지만 이는 좀비영화라는 장르와 어울리지 않는 비쥬얼부터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기에는 처음부터 영웅스러운 그 특유의 존재감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는 지난 영화 협상에서도 악의 중심,근원이 되어야 할 현빈이 영화를 보는 대다수의 관객의 공감을 받을 수 없었던 한계와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절대 악일수도 영웅으로 보기도 힘들만큼 그의 동화되지 못한 연기는 어쩌면 우리가 스크린보다는 드라마에서 그를 기다리는 이유랄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에 비해 악의 축을 담당하는 연기를 몇번 선보였던 장동건의 연기는 차라리 자연스러웠으며 극의 가치를 높여주는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묵직하고 중심을 잡으려는 장돈건의 연기는 한없이 가벼워보이지만 영웅으로 탄생할 이청왕자 역과 너무도 동화되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냈습니다. 스토리상의 한계도 분명 있었겠지만 한없이 진지하다 한없이 진지하게 끝나는 김자준역할로는 안성맞춤이었을지언정 이청왕자에 현빈을 생각했다면 분명 장동건을 그 역할로 쓴건 감독의 큰 실책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전에 봤던 안시성의 조인성을 보고 놀랐습니다. 양만춘이라는 인물은 신화로 여겨도 될만한 정말 영웅 중의 영웅이며 심지어 조인성같은 외모를 가진 장군이 아니라는 것 또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영화 안시성을 보는 내내 조인성은 양만춘이었고 양만춘은 조인성이었습니다. 명량을 보며 이순신이 곧 최민식이었고 최민식이 곧 명량이라 생각했던 것에 이번년도 조인성의 양만춘 역시 비견할 정도라 정말 그의 연기적 성장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물론 현빈이 후배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조인성의 성장에 비해 또한 조인성의 작품 활동에 비해 더 많은 작품을 근래에도 예전에도 꾸준히 했던 현빈의 연기적 퇴보에 안타까움이 드는 영화였습니다. 어쩌면 오락영화였던만큼 그 역시 딱 오락영화정도만 하자라는 생각으로 작품에 임했을지 모르겠으나 그의 영화를 꾸준히 언제가는 해낼거라는 믿음으로 지켜보고 있는 제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좋아하는 좀비영화에 그렇게 준비없어 보이게 출연한 그가 참으로 야속했습니다.
뭐 여담이 길어졌지만 영화 창궐은 웹툰이 따로 있는 작품입니다. 네이버 평점 9.999에 달하는 수준 높은 웹툰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사실 조선판 야귀 조선판 좀비라는 웹툰은 그동안 더 재미있고 더 많이 알려져 있는 작품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사실 이 웹툰 자체에도 그렇게 높은 평을 주기 힘들 것 같습니다. 뭐 무료로 감상이 가능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한번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어쩌다보니 신랄한 비판의 글이 되고 말았지만 개인적으로 저 모든 비연결고리로 이어진 부분들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부산행보다는 꽤 나은 행보였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뭐 거기에는 개인적인 인과응보와 해피엔딩이라는 결말이 버무러져 있기때문이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안보신 분들은 이제 VOD도 나왔다고 하니 늦게라도 한번 감상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럼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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